규모의 경제가 아닌 범위의 경제를 추구한다!
_피티 캄풍 키리판 인도네시아의 헬리안티 힐만 나지 사회적기업가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회적기업 피티 캄풍 키리판 인도네시아가 하는 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렇다. 이들은 소농인들의 생산자 네트워크(JAVARA)를 통해 경쟁력을 증대하고, 이들이 생산하는 유기농 제품의 장점을 살려 식품 가공 및 유통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한 700여 종의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300여개의 슈퍼마켓을 판로로 확보하고 유럽연합, 스위스, 일본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소규모로 다양하게 생산되는 제품은 생물종 다양성과 국가의 자원을 보호하는 동시에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세계에 제공한다. 50,000여 개의 소규모 유기농업인과 지역 식품 기업으로 구성된 이들의 생산자는 협업을 통해 작지만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헬리안티 힐만 나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 먼저 놀라움을 표시하고 싶다. 무려 700여개 제품을 출시해 300여개 전국 슈퍼마켓에 공급하고 수출까지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사실 나는 제품의 숫자가 성공의 기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상품을 보유하게 된 것은 영세 생산자에 대한 일종의 접근 전략이었다. 하나하나의 상품이 영세 농부들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여기에 쌀 과자가 있는데, 이 과자는 우기에 다량의 손상된 곡물(잔알)이 생산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잔알은 완전한 곡물보다 가치가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과자로 만들면 농부들에게 일반 곡물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제품들은 농부들이 처한 각각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다. 우리에게 700여개의 제품이 있다는 것은 700여개의 문제들이 있었다는 거다.
2. 소농인과 영세 생산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어떤 사회적 방향으로 기업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첫째로는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해줄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때로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해주고 싶지만 생산자들이 다 받아들일 수 없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그들의 생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팔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생산자에게는 지금 수준만큼만 생산해 내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그 이상을 요구하면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다. 그들 자신의 사고방식이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보통 기업처럼 빡빡한 스케줄로 효율성을 크게 따지지 않을 수도 있다.
3. 그 많은 제품을 어떻게 다 운용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지 궁금하다.
많은 기업은 다량의 생산을 통해 수익을 향상하는 규모의 경제이지만 영세 농부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우리는 반대로 범위의 경제를 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종류의 상품들을 합해서 그만큼의 규모를 이루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제품에 대한 포장을 생산하면 생산량이 많지 않아 돈이 많이 들지만, 두 가지 제품의 포장을 함께 주문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제품군이 다양할수록 우리에게는 더 경제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운송이나 다른 점에도 적용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일종의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4. 현재 당신은 공정무역이라는 키워드를 지닌 사회적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다른 사업들도 그러한 사회적 이슈를 지니고 있었는지, 그게 아니라면 언제 어떤 계기로 사회적기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달라.
나는 다양한 직업을 시도해왔고 거의 2년에 한 번씩 직업을 바꿨다. 세계은행에서 컨설턴트를 하면서 농촌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이 사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이 사회문제를 다루는 첫 번째 사업은 아니다. 비슷한 일을 NGO로 시도했었는데 잘 안 됐다. 우리가 NGO로서 슈퍼마켓에 제품을 공급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은 NGO는 미래가 불투명하다고(지속가능하지가 않다고) 거절을 많이 당했다. 게다가 NGO로서는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5.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경험했는데, 수많은 경험 속에서 터득한 창업의 몇 가지 핵심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독특한 상품으로 위치를 점해야 수많은 것 중에서 돋보일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종류의 기업을 하든지 다른 것들과 차별돼야 하고 그래야 마켓 리더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패를 견디는 힘이다. 이것은 모든 기업가에게 해당한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기업가들은 대개 자신들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굉장히 행복해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해결책이 있고, 그 해결책이 제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도 쉽게 얻어지지 않지만, 당신이 기업가라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행복해야 한다.
6. 당신은 성공한 사회적기업가인 듯하다. 당신과 같은 기업가들이 이제 막 시작하려는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어떻게 지원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나?
우리 기업은 단지 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우리는 젊은 사람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제품 생산 전반의 과정에 대해 조언해주고, 그 제품이 우리 기준에 적합하면 유통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7. 앞으로의 계획은(장, 단기)?
더 많은 사회적기업가가 나올수록 사회의 문제들의 더 많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생긴다. 인도네시아는 가난한 나라이고, 우리는 사람들과 동등한 파트너로서 협력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나는 사람들이 우리의 접근방식과 플랫폼을 보고 배워서 사회적기업가로서 성장했으면 좋겠다.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 사람들이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가진 지식을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 나는 매달 2, 3번씩 자원활동으로 강연을 열어 영세 농부나 학생들과 접촉하면서 지식을 나누고 있다. 예를 들어 자카르타 도시의 빈부격차는 굉장히 심하다. 우리에게는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고급 제품들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이것들을 소비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 도시 내에서 작은 공간을 활용하여 농사를 짓는 법을 가르쳐 직접 식품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 기업의 CSR로 있다.
PT. Kampung Kearifan Indonesia : http://javara.c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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