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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S2010/news & issue

[ASES2010] 빈곤층을 위한 녹색기술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는 사회․경제․생물학적 약자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기후 변화의 원인 제공을 적게 한 국가와 사회 계층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은 기후 변화 문제가 형평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30일 진행된 제2회 아시아사회적기업활동가대회 분과세션에서는 ‘빈곤층을 위한 녹색 기술’을 주제로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적 약자의 피해를 줄이고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녹색기술을 활용하는 사회적기업가들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인도네시아에서 60개 이상의 지속가능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한 사람중심사업․경제기구(IBEKA)의 트리 뭄푸니 상임이사의 발제로 두 번째 분과회의는 시작되었다. IBEKA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소형 수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단체로 이렇게 얻어진 전기는 농작물을 건조시키는데 이용되거나 타 지역에 판매되어 지역사회의 수익창출에 기여하게 된다. 트리 뭄푸니 상임이사는 “상업투자를 통해 자원을 개발하게 될 경우 지역 주민들의 필요보다는 자본가의 수익이 우선시 된다.”며 공동체에 기반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사회적기업의 목표를 지역 사회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 정의 내린 그녀는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이 모두에게 평등해지기를 바란다며 발제를 마쳤다.


곧 인도에서 태양열 기술을 소외계층에 제공하는 가디아솔라의 디팍가디아의 발제가 이어졌다. 부엌에서 요리할 때 사용되는 땔감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 되며, 이 땔감을 모으는데 여성과 어린이의 노동력이 사용된다. 인구의 70%가 조리 시 땔감을 사용하는 인도에서 태양열 조리기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정작 기술이 필요한 소외계층은 자금이 없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기가 힘들다. 이에 가디아솔라는 소외계층에게 태양열 조리기구를 이용해 쿠키를 굽고 빵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며,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그 수익이 가디아솔라로 돌아오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창립한 기업인 ‘그라민 샥티’의 부국장인 아산 울라 부이얀은 이날 발표자로 나와 전 국민의 40%에게만 전력이 공급되는 방글라데시에서 가정용 태양열 발전기, 바이오가스, 개선된 조리스토브를 공급하는 자신들의 일을 소개했다. 또한 한 달에 2만 여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비결로 ‘합리적인 가격’과 ‘할부시스템’을 꼽았다.

농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캄보디아에서는 농업 폐기물을 처리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 농업폐기물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면 농가에서는 폐기물 처리비용이 줄고 정미소에서는 수입이 부가적인 수입이 창출된다. 바이오가스화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적이며 전기의 단가 역시 낮아진다. 농가와 정미소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이득이 되는 SME재생에너지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토니 놀즈(SME대표)는 이날 발표를 통해 “기술 그 자체보다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고도화된 기술은 오히려 현지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에서 녹색기술 전력이 부족한 지역에 소규모로 전력을 공급한다면, 한국과 같은 개발국에서는 기존의 전력을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대체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에너지를 과잉 소비하는 삶의 양식에 대한 반성 없이 ‘녹색성장’을 성장담론으로 추진하다 보니 정부 주도적이고 대규모의 녹색기술만이 환영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한국의 현실에서 소규모 발전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제시하는 ‘에너지팜’ 김대규 대표가 녹색기술 분과회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다.
김 대표는 “소규모발전 기술은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한국에서는 시장성이 없다.”며 “앞으로는 기업의 CSR과 정부의 ODA정책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가 빠르고 세련된 사회 속에서 느리고 촌스러운 방식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아시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며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관련 기관과의 국제적인 협력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재_ASES2010 사무국 미디어팀 이지윤